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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작품상 까지 총 4관왕 달성한 봉준호 감독시사 2020. 2. 10. 14:38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품에 안았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부터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까지, '기생충'이 세계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기생충'은 10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했다. 영어로 제작되지 않은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92년 아카데미 역사 최초다. 앞서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작품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이번 아카데미에서 무려 최다 4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작품상 호명 직후 제작사 바른손이엔에이 곽신애 대표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 벌어져 너무 기쁘다. 지금 이 순간이 뭔가 의미있고 상징적인, 시의적절한 역사가 씌어진 기분이 든다"며 "그런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그의 미소와 헤어스타일, 말하는 방법, 특히 영화 만드는 방식과 유머를 사랑한다"고 봉준호 감독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을 지지해준 모두, '기생충'을 만든 모두와 '기생충'을 사랑해준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라며 동생인 CJ그룹 총수 이재현 회장을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이미경 부회장은 이어 "정말 감사드리고 싶은 분은 한국영화 보러 가주시는 분들"이라며 한국의 관객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저희 모든 영화를 지원해 줬다. 또한 주저하지 않고 저희에게 의견을 바로바로 말씀해 주셨다. 그런 의견 덕분에 저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다. 또한 계속해서 감독님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한국의 영화 관객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영어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기생충'이 최초다.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2번째 영화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64년 전, 1955년 칸 황금종려상에 이어 1956년 오스카 작품상을 거머쥔 델버트 맨 감독의 '마티'가 있었다. 작품성에 초점을 두는 콧대 높은 유럽의 최고 권위 영화제와 할리우드의 가장 대중적인 시상식이 '기생충'을 향해 만장일치의 지지를 보낸 셈이다.
101년 한국영화 역사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은 이번이 최초다. '기생충'은 한국영화 첫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 수상이라는 새 역사를 써내려가는 기념비적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감독상 부문에서 대만의 이안 감독에 이어 2번째 아시아인 수상자가 됐다. 특히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이리시맨'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을 비롯해 '조커' 토드 필립스, '1917' 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등 쟁쟁한 할리우드 감독들과 경합해 첫 상을 거머쥐었다는 의미도 더 할 수 있다.
기생충 내용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서 전작을 통틀어 최초로 가족 구성원을 부모와 자녀가 다 함께 있는 형태로 설정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 중 지금, 여기라는 시공간적 특성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 영화다. 주인공들은 지금 여기, 마치 우리 옆집이나 옆 동네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두 가족이다. 이 두 가족은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4인 구성이라는 닮은 점도 있지만 그 삶의 형편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라 일상에서 만날 일도 엮일 일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과외 면접’이라는 상황이 주어지면서 두 가족 사이에 연결점이 생기고, 예측 불가능한 만남이 시작된다.
‘기생충’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도저히 만날 일 없어 보이는 극과 극의 삶의 조건을 가진 ‘두 가족’이다. ‘어설픈 의도’와 ‘몇 번의 우연들’이 겹치며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드는 두 가족의 운명은 공생(共生)을 꿈꾸는 것 자체가 점차 공상(空想)이 되어가는 현대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영화 ‘기생충’에는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두 가족의 충돌이 매번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을 터트리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슬픔을 선사하지만 ‘기생충’ 인물 그 누구도 악한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항상 상생 또는 공생을 바란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 또한 느낀다. 그것은 개인의 의지나 잘잘못과 무관한 것이 되었다. 봉준호 감독은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함께 잘 산다’는 것에 대해 그만의 방식으로 질문을 던진다. 봉준호 감독은 항상 자신만의 화두와 스타일로 신선한 소재를 흥미롭고 완성도 높게 다뤄 평단의 지지와 관객의 사랑을 두루 받아왔다. 특정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는 상상력이 빚어낸 새로운 이야기에 현실과 사회에 대한 풍자와 날 선 비판을 담아 봉준호만의 독창적인 장르를 선보여 왔었다.
7번째 장편 '기생충'은 그 중에서도 가장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재미를 선사한다. 온 가족이 전원백수인 기택네 가족은 요금을 못내 가족 전원의 핸드폰이 끊길 정도로 살기 막막하다. 하지만 평화롭기 그지없는 가족들의 일상과 대화는 상황의 심각성과는 별개로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가족의 고정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 과외 선생 면접을 통과해야만 하는 기택네 장남과 막내 딸의 포부는 치밀한 범죄모의라기 보다는 가족들의 평범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엉뚱한 절박함으로 느껴져 헛웃음을 짓게 한다.
‘기생충’은 두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같이 잘 살고 싶었던 백수 가족의 엉뚱한 희망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극의 전개는 현실과 인생의 특성이기도 한 희비극적 정서를 충격과 공감으로 전해주며 봉준호만의 가족희비극을 완성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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